top of page

Create Your First Project

Start adding your projects to your portfolio. Click on "Manage Projects" to get started

The house of hero

공간화랑
세오갤러리

미디어들의 메트로폴리스 -The Wonderful World
김미진 (홍대교수, 예술의전당 전시감독)
정혜련은 주로 오늘의 현실세계에서 등장하는 평범하고 소시민적인 인물과 건축물을 역사적인 영웅이나 기념비적인 것과 대입시켜 정치적 풍자로 표현하는 작업들을 해 왔다. 이번 세오갤러리의 개인전은 The Wonderful World라는 주제로 이 시대의 도시풍경을 놀이공원처럼 설치해 놓는다. 전 세계에 있는 기념비적 건물은 허름한 가죽위에 전사되고 이미지만 남아 회전목마와 바이킹, 커다란 원형의 탈 것이라는 놀이기구가 된다. 철학자 노르베르트 볼츠(Norbert Bolz)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 뉴욕, 파리, 도쿄, 홍콩 등은 문명사의 전시장이라기보다 총체적으로 동원된 미디어들의 메트로폴리스라고 했다. 그리고 건축은 움직임(mobile)이고 도시는 동적(kinetic)이며 주거생활은 환승적(트랜지트 transitiv)이며, ‘도회적 실체’는 항상적인 변화에 굴복 당한다(1)라고 말한다. 포스트모던의 이 시대는 인류의 역사적 상징물인 기념비 건축물들을 실제장소 보다 컴퓨터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세한 부분과 개인이 선택한 부분들을 확대해 가며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모조품들은 유원지에서 러브모텔과 식당으
로 변형되며 역사적 가치는 없어지고 단지 유희의 장소로만 남는 경우도 있다. 정혜련의 작업은 이런 역사적 성스러움과 가치에 대한 변형된 오늘의 풍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금성, 바티칸, 모스코바의 크렘린 궁 등 실제건축물의 이미지가 실사된 가죽천은 언제든지 둘둘 말아 원하는 장소에 설치된다. 그리고 그것은 놀이기구의 원형이 되어 원래의 고급기능을 빼앗아 가벼운 풍자의 웃음거리를 만들며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생산해낸다. 정혜련의 작업은 팝아트의 맥락을 이으며 유목민(Nomad) 사고를 접목시킨 것으로 대중적인 것 보다 더 허접한 재료를 사용하여 이 시대의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예술에서의 고정적인 것과 체제순응적인 것에 도전하고 있다.서로 다른 역사적 건축물, 생나무 뼈대와 그려진 놀이기구는 서로 조합되고 해체되어 구조와 탈구조의 거대한 축을 통해 이 시대의 유토피아를 표현하고 있다. 과연 원더풀 월드는 무엇일까? 정혜련은 미디어에 의해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가 생산되고 또 바로 눈앞에서 잡을 수 있는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는 우리에게 유토피아를 창조해 낼 수 있고 또 사라져 버리게 할 수 도 있는 인간 본연의 정체성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

bottom of page